[전문가 칼럼]19년간 한 푼 안써야 서울에 집 한 채 사는 현실…문재인 정부에 바란다

2017. 08. 30   16:59 조회수 4,117


 


“부동산 가격이 또 오를 기미를 보이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부동산 가격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인식의 표현이다. 특히 집값 안정을 위해 앞으로 나올 카드들이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보유세 인상, 전월세상한제, 다주택자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 등, ‘집값 안정’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집값은 과연 높은 것일까? 문재인정부의 집값에 대한 인식이 객관적으로 맞는지부터 살펴보자. 일단 최근의 집값 상승률을 확인해보자. 일반 시세는 호가(呼價)라는 점에서 실거래가를 참조하는 것으로 했다.
 
한국감정원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전년동기 대비 매매가 상승률은 3.92%로 나타났다. 하지만 광역시 단위로 살펴보면 서울특별시는 10.64%, 부산광역시 11.64%, 세종시는 6.11%나 상승했다. 지난 5월 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1.9% 증가한 수준이었다고 하는 점을 감안하면 집값은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는 표현이 맞다.

 

 

 

그럼 다른 나라들의 집값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수준은 어떨까?
 
우선 전제할 것은 각 국가별로 물가수준과 소득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금액으로만 볼 수 없고, 보통 PIR(소득대비 주택가격 배율, House price-to-income ratio)로 비교를 한다. 물론 국가별 성장률이나 인구밀도, 교통여건 등을 고려할 수 없는 지수이기 때문에 절대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점은 미리 밝혀둔다.
 
세계 국가와 도시의 비교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NUMBEO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대한민국 서울은 PIR가 19.17로 나온다. 이는 세계 주요도시 중 23위 수준이다. 기준으론 아시아권 내 홍콩, 북경, 상하이, 싱가포르, 방콕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다. 하지만 일부 도시보다 PIR가 낮은 편이라고 해도 우리는 쉽게 공감할 수 없다. PIR가 19.17 이라는 것은 소득 중산층이 19.17년 동안 벌어들인 소득에서 한 푼도 쓰지 않아야 서울에서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집을 소유하지 못한 서민들에게는 정말 우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점은 이렇다.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점은 명확하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 수준이 심각하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금융규제는 시의 적절하게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일정하게 필요하다.

 

 

 

하지만 보유세를 높이는 방안은 곤란하다. 집 한 채 있는 서민들에게 징벌적인 세금부과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또한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은 일시적이어야 한다. 지역별 차이를 인정하고 시장경제에 맡길 것은 맡겨야 자연스럽다. 시장의 움직임을 인위적인 조정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당장 8.2 부동산 대책 이후 투기지역에 묶이지 않은 지역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더불어 집값보다 전세 가격 안정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내 집이 없어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주거여건을 정부는 마련해주어야 한다. 가장 직접적인 방법, 바로 공공임대주택의 확대가 필요하다. 문재인정부는 공공임대주택 13만가구, 공공지원주택 4만가구 등 매년 총 17만 가구의 공적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다. 다만, 단순히 수치를 맞추는 정책이 아닌 임대주택의 주거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정작 공공임대주택의 주거수준이 낮아 수요자들이 찾지 않는다면 되레 주거수준이 높은 민간주택의 집값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전월세상한제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임대료 규제는 오히려 임대료 인상을 부추긴다는 견해들이 많다. 임대료 인상폭을 일정하게 규제하게 되면 집주인은 처음부터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거나 인상 상한폭(매년 5%)까지 무조건 올려버리는 등 법망을 피해서 임대료를 유지하려고 할 것 자명하다. 이는 고스란히 전세입자가 다시 부담을 안는 꼴이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향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시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간과하지 않고, 아무쪼록 정확한 진단과 실행, 성공으로 이어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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