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정권마다 바뀌는 오락가락 부동산정책…소비자만 ‘봉’?

2017. 11. 29   16:57 조회수 3,020

 

 

 

정권마다 바뀌는 오락가락 부동산정책에 투자자들은 물론 선량한 서민들까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 부동산정책이 마치 보수정권과 진보정권의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비춰지고 있어서다. 때로는 부동산투기를 감시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투기를 조장하는 모양새를 띠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정부의 무분별한 부동산시장 개입이 시장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공인중개사들도 정부 정책에 불만이 가득한 눈초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개업자는 “빚내서 집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는 집을 팔으라고 한다” 면서 “부동산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공인중개사들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데 소비자들은 오죽 하겠는가”라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공인중개사의 의견도 어느 정도 공감이 갔다. 공인중개사 바로 옆에는 6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손님이 함께 앉아 있었다. 그 손님은 부동산대책에 따른 대출규제와 양도세•증여세 등의 대화를 중개업자와 오랜 시간 나눴다. 중개업자는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주택의 매도를 권장했지만 손님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그는 “정부가 바뀔 때 마다 부동산정책은 크게 바뀌어 왔다” 면서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바뀌거나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왼쪽으로 갔던 시계추가 다시 제자리에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이 손님은 지금까지 임대업을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했던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봤다. 시간이 흐르면 부동산정책이 또 바뀔 텐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 동안, 정부의 극단적이고 단기적인 부동산대책이 주택소비자들에게 오히려 불신만 키워왔던 것으로 보여진다.

 

노무현 대통령시절인 참여정부시절부터 현재까지 부동산시장과 정책의 흐름을 모두 정리해봤다.

 

■ 참여정부 부동산대책(2003.02~2008.02)_강력한 부동산규제 총동원

 

 

 

 

참여정부시절 대한민국 경제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혹독했던 IMF 외환위기를 벗어난 만큼 대한민국 경제도 새로운 출반선상에 놓여져 있었다. IMF시절 GDP가 1만불 이하로 뚝 떨어졌지만 국민의 정부 당시에 GDP 1만불을 회복했으며 참여정부시절에는 2만불 시대를 열었다. 물론, 내수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서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높았지만 경제가 회복되는 만큼 주택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참여정부시절 수도권 아파트가격이 이 당시 2배 가량 상승했다. 서민들은 더욱 외곽으로 저렴한 집을 찾아 이주해야 했다. 참여정부는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각종 부동산규제 정책을 쏟아냈다. 분양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자 분양가상한제를 부활시켜 투기수요의 진입을 사전에 차단했다. 또, 부동산시장의 저승사자라고 불리던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제도를 마련했다. 다주택자들은 양도세를 중과했다. ‘LTV’와 ‘DTI’ 제도도 만들어 무차별적인 주택담보대출을 못하게 막았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부동산규제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 이명박정부 부동산대책(2003.02~2008.02)_규제완화에 따른 부동산거래활성화 목표

 

 

 

 

이명박 정부시절에는 전세계 경제를 침몰시켰던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하며 국내 경제도 지독한 한파에 시달려야 했다. 부동산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강남•목동•분당 등 버블세블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하락했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등 문제가 불거졌다. 이명박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전매제도 완화, 미분양주택 취득세 완화(50%), 취득세 일시적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일시적 완화, 투기과열지구•투기지구 해제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봤지만 효과는 거의 거두지 못했다.

 

 

 


■ 박근혜정부 부동산대책(2008.02~2017.01)_규제 완화 카드 모두 사용

 

 

 

 

결국, 이명박 정부시절 부동산정책도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규제완화에 관한 모든 카드를 모두 사용해서라도 부동산시장을 살려보려고 했다. 한편으로는 이 시대는 규제완화를 경제활성화의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던 때이기도 했다.

 

강력한 부동산규제완화 정책인 4.1대책이 부동산시장의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했다. 정부가 아파트 과잉공급 문제 해소를 위해 공공 분양물량을 축소하고 민간주택의 공급속도를 조절키로 했다. 또,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는 취득세를 전액 감면했으며 신규아파트나 미분양 아파트 구입시 양도소득세 5년간 전액 면제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8.28대책에서는 취득세를 영구인하 키로 했다. 2014년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마저 폐지하고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마저 완화해버렸다. 특히, 이 당시 LTV와 DTI 규제 완화는 부동산시장에서 ‘빚 내서 집 사라’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결국, 부동산시장은 다시 과열양상을 띠기 시작했으며 전국 아파트가격이 급등했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으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가계부채는 대한민국 경제를 옥죄고 있다.  

 

 

 

 

■ 문재인정부 부동산대책(2017.05~)_부동산시장 안정화 및 가계부채 해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부동산시장과열현상이 계속됐다. 6월19일, 문재인 정부는 처음으로 부동산시장에 경고의 메시지(6.19대책)를 던졌다. 당시 정부는 시장상황을 살펴가면서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후속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진정되기는커녕 서울 등 주요지역의 아파트가격은 더욱 치솟았다.

 

결국, 정부가 8.2부동산대책이라는 강력한 규제의 칼날을 꺼내 들었다. 서울(25개구)이나 과천,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이 지역들은 분양권 전매가 사실상 금지(소유권 이전등기 이후 가능)되고 재건축조합원 지위의 양도를 금지시켰다. LTV와 DTI가 강화되고 청약요건도 까다로워졌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도 다시 부활시켰다.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는 신DTI, DSR 등을 통해 가계부채 규모를 축소시키고 부동산 투기를 막기로 했다. 지난 27일에는 정부가 무리한 대출을 통한 주택을 매입을 억제하는 '신DTI’를 구체화한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도 내놓았다.

 

 

 

 

이처럼, 부동산시장 분위기와 정권의 향배에 따라 부동산정책이 결정되어 왔다. 과거, 참여정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의 부동산대책은 당시 부동산시장 분위기와 대외여건을 감안하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기는 하다.
 
하지만, 바로 이전 정권인 박근혜정권의 부동산정책은 아쉬움이 크다. 너무 과도한 부동산규제 완화 정책이 오히려 화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취득세나 양도세 등 세제를 완화시켜 거래를 활성화 시키는 방법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대출규제 완화라는 극약처방까지 사용했어야 하는지 의문이 남는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할수록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도 때문이다.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이 결국 1400조원 가계부채의 원흉으로 작용했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과 갈수록 나빠지는 대외여건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한 순간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 과열되어 있는 부동산시장을 빨리 종식시키는 것보다 서서히 연착륙 시킬 수 있도록 정책적 유도가 필요하다. 과거, 경험했듯이 한번 꺼져버린 부동산시장의 불씨는 다시 되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시장에 한파가 빠른 속도로 몰아치면 ‘역전세난’과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부동산시장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느긋한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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