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 끊어놓긴 했는데… 12.16부동산 대책 한 달, 시장은

2020. 01. 16   09:00 조회수 9,301

 

 

정부가 내놓은 12.16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여 시간이 흘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줄어 들었고 실거래는 전보다 확연히 감소해 대책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상승폭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고는 하더라도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 변동률이고 일부 아파트에서는 최고가를 경신한 사례도 있어 부동산 대책이 즉시 효과를 봤다고 하기에는 뭔가 찜찜한 기분을 털어내지 못하는 격이다.
 
12.16부동산 대책의 주요 내용은 대출규제와 세부담 증가 등이다.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담보대출 LTV 강화 ▲초고가 아파트(15억원) 주택구입용 주담대 금지 ▲DSR 관리강화 ▲주택담보대출의 실수요 요건강화 ▲주택구입목적 사업자대출에 대한 관리강화 ▲주택임대업 개인사업자에 대한 RTI 강화 ▲상호금융권 주담대 현황 모니터링 및 관리감독 강화 등이 있다.
 
여기에 자금출처 조사를 강화해 편법•불법 증여에 대한 감시를 철저하게 한다는 내용도 담겨 고가주택 매수세를 차단했다.

 

 

 

12.16대책 이후… 비쌀수록 ‘거래 빙하기’ 왔다

 

국토교통부는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한달, 주택시장에 대한 궁금증’이라는 자료를 14을 공개하고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설명했다. 내용에서는 ‘집값 상승을 견인해 온 15억원 초과 주택이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서울 집값은 대책 발표 이후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 주간 시계열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은 대책 발표 이후 둔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거침없이 오르던 아파트값이 12월 중순 이후 상승세가 줄어들었다. 서울 평균 상승률은 12월 16일 조사에서 0.20% 올랐고 일주일 뒤인 23일은 0.19%, 30일은 0.17%, 1월 6일은 0.14%로 나타났다. 동기간 강남구의 상승률도 둔화됐다. 12월 16일은 0.30%, 이후 0.23%, 0.30%, 0.11% 순으로 조사되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통해 본 거래량도 확연히 줄었다. 거래 신고기간이 60일이라는 점에서 추후 신고가 될 수 있지만 1월 14일 기준으로 볼 때 대책 발표 한 달 전(11.16~12.15)에는 서울 아파트가 8,706건 거래되었지만 대책 발표 이후(12.15~1.14)에는 1,738건 거래되었다. 거래량만 보면 5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고가 아파트 일수록 더욱 거래는 얼어붙었다. 대책발표 이전에는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의 8.59%를 차지한 15억 이상 아파트가 발표 이후에는 4.03%로, 9억 이상~15억 미만 구간의 아파트는 전체 19.27%에서 9.44%로 비중이 줄었다.



 

12.16부동산 대책도 못 이긴, 맨탈甲 아파트는?

 

12.16부동산 대책이 전체적으로는 고가주택시장을 잡으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막는다고 하지만 일부는 매매가가 전고점을 돌파한 사례도 있었다.
 
즉 대책 발표 이후 거래량 감소가 집값 하락의 미끼가 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나간 곳이다. 지역의 개발호재가 있는 곳이거나 15억원이 되지 않는 신축 등이 주요 대상이다.



KB부동산 시계열 자료를 통해 12월 16일 대비 1월 6일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살펴볼 때 양천구가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마포구, 금천구, 영등포구, 강서구로 이어졌다.
 
양천구는 학군수요와 함께 최근 재건축 사업에서 추진 속도를 내고 있어 가격이 뒤늦게 오르고 있다. 목동신시가지1단지 전용 65.34㎡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12월말 13억원에 되었다. 부동산 대책 발표 전인 11월 중순 거래된 12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올랐다.
 
또 부동산 대책의 타겟이었던 강남권, 15억원을 피한 마포구도 신축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마포구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서는 1단지 전용 59㎡ 아파트가 12월 20일 12억7,000만원(5층)에 거래가 되었는데 앞서 11월 14일에 거래된 12억2,000만원(6층)보다 5,000만원보다 올라 전고점을 갱신한 경우이다. 또 동일면적 2단지에서도 12월 17일 13억2,000만원(8층)에 거래되어 11월 초 3층이 11억9,000만원에 비교하면 크게 올랐다.
 
이밖에 새 아파트로 희소성을 갖는 강남권 단지도 실거래가로 보면 발표 이전보다 올랐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11월 24억3,000만원(6층) 거래되었지만 대책 발표 이후에는 26억2,000만원, 24억9,000만원, 24억5,000만원 3건이 거래되어 11월보다 금액이 높았다.

 

멈추지 않는 ‘부동산 대책’
이만하면 네버엔딩 스토리

그 동안 시장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 한 동안 잠잠하다가 다시 오르고, 또 부동산 대책이 발표가 되길 여러 번이다. 이제는 부동산 대책이 일상화가 될 정도이다.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19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는 이가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일부 지역은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렵고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올 수 있는 카드는 무엇일까? 먼저 현재 일부 지역의 전세가 상승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세가 상승은 서민 주거안정에도 문제가 되지만 오른 전세가로 인해 매매가와의 차이가 줄어 겝투자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말과 같다. 따라서 전세가 상승을 막기 위한 전월세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제와 같은 추가 규제책도 나올 수 있다.
 
또 신년기자 회견에서 대통령은 ‘크게 보면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게 맞는 방향, 앞으로 부동산가격 추이를 보면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만큼 세금을 더 손질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상황에 따라 규제지역 조정 가능성도 있고 재건축 연한강화 등도 부동산 예상 대책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손님이다. 재건축 연한확대는 현행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할 수 있고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도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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