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조망권’ 얼마나 올랐을까?

2020. 02. 17   09:00 조회수 11,130

 

우리나라 대표 조망권이라 볼 수 있는 ‘한강 조망권’은 압구정동에 현대아파트가 들어서면서부터 등장했다. 1970년대 후반, 강남 개발이 시작되고, 이 지역에 부유층들이 자리를 잡으면서부터다. 그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하천, 호수, 공원, 숲 등 다양한 조망권들이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한강 조망권을 지닌 아파트는 부촌으로 불리우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강남구 청남동 청담자이,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광진구 자양동 트라팰리스 등이 손꼽힌다. 이름만 들어도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떠오르는 단지들이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지역이 제한적인 만큼 조망권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의 경우에도 인식이 변화하면서 자연 조망이 우수한 단지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자연 조망권 갖춘 아파트, 지난해 이어 올해도 청약 통장 집중

조망권은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비슷한 입지라도 조망권에 따라 부동산 가격에 차이가 발생하다 보니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조망권의 ‘레벨’에 따라 집값이 크게 차이가 날 정도다. 또,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집 안에서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 중요해진 것도 인기의 원인이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 탁 트인 전망, 쾌적한 주거환경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닌 단지는 희소성을 바탕으로 청약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센트럴파크 호수공원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로 공급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06.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서울 용산구에 공급한 ‘효창 파크뷰 데시앙’은 효창공원 조망권을 갖춘 단지로 평균 186.8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아파트를 보는 관점이 달라지면서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심미적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단지들의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조망권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 공급한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는 우수한 입지여건에 더해 대모산을 조망할 수 있는 단지라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65.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전남 여수시 웅천동에서 들어서며, 구봉산 조망이 가능한 ‘여수 웅천 마린파크 애시앙’은 평균 43.74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보였다. 

 

 

지역 내 최고 시세 단지, 조망 여부 따라 프리미엄도 수천만원 차이나

자연 조망권은 시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높은 상위 3개 단지(부동산114시세 자료, 1월 기준)는 모두 공원 또는 바다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였다. 

 


1위는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2,065만원, 2위는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1,936만원, 3위는 ‘송도 더샵 마스터뷰’ 1,840만원이었다. 반면, 아파트에 둘러싸여 조망권 확보가 어려운 ‘송도 자이 하버뷰’는 그에 한참 못 미치는 1,366만원을 기록했다.

 

지방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광주시 남구 봉선동에 위치한 '한국아델리움1단지'(2006년 10월 입주)는 제석산 산자락에 위치해 조망권이 우수하다. 이 단지의 현재 3.3㎡당 평균 매매가는 2,373만원으로 광주시에서 가장 높은 매매가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매매가 상승률도 27.85%(1,856만→2,373만원)로 광주시 평균 상승률인 14.98%(654만→752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산이나 바다 근처에 위치하면 ‘시골’ 또는 ‘낙후’한 지역으로 평가받기 일쑤였지만,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오히려 이점으로 작용해 시세 상승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분양권에 형성되는 프리미엄도 조망권에 따라 차이가 난다. 

 

 

지난 2017년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오션테라스’의 경우 바다와 인접한 4단지는 전용면적 84㎡가 올해 1월 6억1,890만원(4층)에 팔려 분양가(4억5,500만원) 대비 프리미엄이 1억6,390만원 형성됐다. 반면, 3단지에 가려 바다 조망이 다소 어려운 1단지는 지난 1월 전용면적 84㎡가 분양가 보다 1억3,393만원 오른 5억2,413만원(8층)에 거래됐다. 입지 여건, 브랜드, 설계 모든 게 같은 동일 단지이지만 조망권에 따라 프리미엄이 3천만원 가량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는 가격에 민감하다. 위치마다 가격의 차등이 생길 뿐만 아니라 수요보다 공급이 적어 희소성이 높아 프리미엄이 상당한 만큼 주택 구매 시 고려 요인으로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바다나 강이 인접한 수변조망 아파트는 세컨트 하우스로 이용할 수 있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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