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급매’ 나온다던데…. 얼마나 내렸나

2020. 04. 23   09:00 조회수 7,498


기세 좋게 오르던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얼어붙었다. 강남3구의 아파트가격은 올들어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집주인 우세 시장이었다면 최근에는 매수 우위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모양새이다.

 

아파트값 흐름을 볼 수 있는 지표인 주간 매매가 상승률에서는 3월 들어 강남3구가 하락세를 보이는가 하면 시장에서는 급매물이 많지는 않지만 단지마다 한두 건씩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최고가와 비교하면 2~3억원씩 내려간 금액이다.



KB부동산 주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보면 지난해 여름 이후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서울 평균 집값을 끌어올린 강남 주택시장은 올 들어 상승폭이 둔해지더니 3월 중반 이후에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강남 뿐만 아니라 서초, 송파 강남3인방 모두에 해당된다. 3월 16일 대비 4월 13일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계산해보니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0.15% 오를 때 강남, 서초, 송파는 각각 -0.22%, -0.26%, -0.12%로 내림세를 기록했다.

 

강남3구는 거래량도 많이 줄었다. 21일 기준으로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3월 363건으로 서울 전체 거래 4,159건 중 9% 정도의 비율을 차지한다. 지난해 전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의 10~20%를 차지했던 강남권 거래비중이 올 들어 10%에도 못 미친다. 



강력한 부동산 대책+코로나 변수+4.15총선까지
강남권 부동산 시장 ‘흔들’


철옹성 같던 강남 집값이 이처럼 흔들리는 이유는 복합적인 원인에서 찾을 수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집 보러 다니는 발길이 끊어져 거래 실종이 야기되고 있는 데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강남은 특히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타깃이 되어 실수요자라 하더라도 집을 사기가 어려워졌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작년 12월부터는 시세 15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 자체가 어렵다. 또 매수를 한다 하더라도 집을 살 수 있었던 명확한 자금출처, 증빙서류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수세를 위축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게다가 4.15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강남권 규제완화 기대감도 사라졌다. 세금이나 대출과 같은 규제 강화에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재건축 사업도 추진이 쉽지 않다. 즉 재건축해야 할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에는 악재인 셈이다.

 

또 보유세 과세기준이 되는 6월 1일,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배제 6월말 까지의 데드라인이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한 급매물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하락에 힘을 실었다고 볼 수 있다.

 

‘진짜 떨어졌나?’ 실거래가 분석해보니

 

 

3월과 4월의 거래신고가 다 끝나지 않았고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지만 실거래가 흐름을 보면 올들어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작년말에 비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수의 아파트에서 지난해 말 고점을 찍은 후 올 들어 그보다 조금 내려간 금액으로 실거래 신고 되고 있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현재 저층 매물로 17억5,000만원에 나왔고 중간층으로는 18억원대로 조사되었다. 전용 84㎡는 19억5,000만원에 매물이 있다. 지난해 최고 21억5,000만원(전용 76㎡), 23억5,000만원(전용 84㎡)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원 가량 내렸다고 할 수 있다.



철거가 끝나고 일반분양을 앞둔 개포주공 1단지는 전용 42.55㎡가 4월 18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20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거래된 사례를 보면 몇 달 사이 몸값이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아파트는 사업시행인가 후 3년이 넘도록 착공에 이르지 못해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한 매물이 거래되었다.

 

국내에서 가장 비싸기로 소문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도 전용 84㎡가 최근 26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층과 향, 조망권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큰 곳이지만 동일 면적 아파트가 지난해 10월 34억원까지 거래된 것을 보면 상품에 대한 조건을 차치하더라도 내림세가 큰 편이다.

 

대단지로 거래가 활발한 잠실동 리센츠도 전용 84㎡ 저층 급매물은 17억5,000만원에 나왔다. 최근 실거래가로는 3월 19억500만원(7층), 19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된 바 있으며 지난해말 21억원까지 거래되어 최고가에 비하면 이 곳 역시 2억원 가량 내린 금액이다.


 

 

강남 아파트값 하락은 부동산 시장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남이 가지는 의미가 부동산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로 전체적인 집값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시점이 과세기준일을 앞둔 시기라 일시적인 급매물이라는 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시세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이라는 입지의 희소성과 공급의 한계, 집값 하락에 따른 증여가 늘어나 실제 거래할 수 있는 물건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근거이다. 

 

<저작권자 © 리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