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 집값, 기는 아파트 분양가…착한 분양가의 역설

2018. 02. 24   13:25 조회수 9,647

 

 


서울 아파트값은 성큼 오르는데 분양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통제로 인해 시세 오름폭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국면에 들어간 2014년과 비교했을 때 시세와 분양가의 오름폭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
 
한국감정원 시계열 자료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3년 사이(2014년 12월 대비 2017년12월) 평균 15.34% 올랐다. 이 중 강남구가 24.03%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뒤이어 강동구(19.75%), 강서구(19.18%), 서초구(17.21%), 송파구(16.94%), 양천구(16.68%) 순이다.  

 

 

 


반면 분양가격 HUG의 월간 동향 자료에서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2014년 12월 3.3㎡당 2,023만원에서 2017년 12월 2,213만원으로 19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분양가격 지수로 환산할 때 2014년 대비2017년 12월의 서울 분양가는 9.4% 올라 서울 시세 평균 상승률에도 다가서지 못한다.

 

특히 강남, 강동구 등 주택 수요층이 두터운 곳이나 고가주택이 주로 포진해 있는 지역은 서울 분양가 상승폭의 2배로 그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고분양가로 인한 집값 상승을 우려한 HUG가 가격 통제에 나선 결과다. HUG는 1년 내 인근에서 분양한 단지의 평균 분양가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만약 1년 이내 인근에서 분양한 사업장이 없으면 분양한 지 1년이 넘은 단지 평균 분양가의 11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어 간접적으로 분양가 책정에 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 착한 분양가, 착한 규제의 역설…분양시장, 현금부자를 위한 잔치로 변해 

 

 

 

 

이처럼 분양보증 권한을 쥔 HUG의 분양가 통제로 시세보다 경쟁력을 갖춘 신규 분양 단지가 나오면서 이른바 ‘착한 규제’의 역설이 우려되고 있다.
 
분양가는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오히려 강남 등 주택수요가 풍부한 곳에서는 분양가가 낮은 만큼 프리미엄으로 받아들여 청약시장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분위기가 이 같은 역효과를 설명해 준다.
 
실제로 2016년에는 HUG와 분양가 줄다리기를 하던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가 3.3㎡당 4400만원대에서 4137만원으로 300만원 이상 분양가를 낮춰 분양승인을 받았다. 당초 업계의 예상보다 가격이 내려가면서 청약경쟁률이 100대 1이 넘을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들어서는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평균 분양가가 3.3㎡당 4250만원 수준으로 책정되어 예상 가격인 4600만~4700만원보다 낮았으며 2016년 1월에 분양됐던 신반포 자이 보다도 낮아 ‘로또’ 아파트로 불릴 정도였다. 당시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평균 168.08대 1로 지난해 서울 신규 분양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조합과 건설사 측에서는 의도치 않은 착한 분양가 아파트가 강남 위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재건축 일반분양이 예고되어 있는데다 HUG의 분양가 통제도 전년도에 이어서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현금부자들이 청약에 나서는 곳으로 분양가 규제로 부자들에게 프리미엄이 돌아가는 기회로 해석할 수 있어 보인다.

 

 

■ 고급주택 공급에 획일화된 분양가 잣대

 

 

 

 

이밖에 분양가 통제가 가져온 역효과로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짓는 ‘나인원 한남’의 분양승인 지연도 손꼽을 수 있다. 슈퍼 리치들을 위한 고급빌라 느낌의 아파트로 주목을 받은 이 곳은 사실상 분양가 규제를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사업지이다.
 
정부가 제시한 부지매입 비용 자체가 높았고 용적률이 일반 아파트에 비해 낮아 분양가 최고 기록을 깰 수 밖에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행사인 디에스한남 측은 HUG의 보증처리 기준에 따르기 위해 입지, 세대 수, 브랜드 등이 유사한 인근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의 11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분양가를 책정했으나 분양승인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정책에 발맞추려는 움직임이겠지만 과도한 분양가 통제는 오히려 돈이 있는 자들에게 로또의 기회를 선물한다는 인식이 비춰질 수 있다”며 “또 나인원 한남의 경우 대형 고급주택으로 슈퍼리치들을 대상으로 한 주택인데 승인 자체가 지연되어 버리면 주택 공급의 다양성 측면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작성: 리얼투데이 부동산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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