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따라 움직이는 부동산시장…집값도 ‘껑충’ 뛰었다

2018. 08. 03   17:00 조회수 10,966


 
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대표적 대중교통 수단 ‘열차(기차)’의 행선지에 따라 부동산시장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열차를 이용하면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전국 방방곡곡을 누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도심의 극심한 교통체증에 대한 염려도 줄일 수 있다. 기찻길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기차역 주변은 풍부한 배후수요를 품고 있는 만큼 대규모상권이나 대형업무지구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생활편의시설이 많아지고 출퇴근도 쉬워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홍대상권이나 마곡지구다. 홍대상권은 지하철2•6호선•경의중앙선, 공항철도의 쿼드러플 역세권에 속한다. 특히, 2007년 공항철도가 개통된 이후 이 지역은 세계인들이 많이 찾는 국제적 관광명소가 됐다. 홍대상권의 규모도 해가 거듭될수록 커져가고 있다. 

 

 
서울 지하철5•9호선, 공항철도(2018년 9월 개통) 트리플역세권인 ‘마곡지구’는 서울 최대규모의 첨단산업단지로 개발된다. 첨단기술(IT, BT, GT, NT) 간 융합을 바탕으로 연구 중심의 ‘미래지향적 복합단지’로 탄생하게 된다. 이 곳은 글로벌 R&D센터 연구소의 유치 등 네트워크 기반 조성으로 ‘국제적 클러스터’로 육성 된다. 이 두 지역 모두 우수한 교통여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개발에 따른 ‘토지의 효용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역을 품고 있는 도시들은 장점이 많다. 강릉시는 경강선이 개통된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주춤했던 지역경제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또, 수도권의 변두리 도시 취급 받던 시흥시는 소사~원시선이 개통된 이후 서해안 남부축의 핵심도시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 수도권에 연결된 철도…부동산의 가치를 바꿔놓다


올해 4월 개통한 신분당선 미금역이 당해 지역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강력했다. 실제, 미금역과 가까운 분당신도시 금곡동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금곡동) 아파트가격은 지난해 1분기(3월) 당시 3.3㎡당 1667만원 선의 시세로 형성했었다. 미금역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아파트가격이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3.3㎡당 2000만원 대를 넘어섰으며 현재(2분기 기준) 2171만원 선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서울 지하철9호선(3단계, 올해 10월 개통)이 관통하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아파트가격도 껑충 뛰었다. 지난해 2분기 둔촌동 집값이 처음으로 3.3㎡당 3000만원 대를 돌파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4000만원 고지도 넘어섰다. 지난해 1분기 이후 현재까지 무려 44.4% 올라 4023만원선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 철길 연결되는 지방 부동산 시장…수도권 부럽지 않다


지방도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새로 철길이 연결된 지역의 부동산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KTX 경강선이 개통된 이후 강릉역 주변 주택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경강선이 개통 이후 서울에서 강릉까지 114분, 청량리 86분 대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열차보다 260분 가량 단축된 시간이다. 멀게만 느껴지던 수도권을 한 시간대로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강릉시도 ‘준수도권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KTX강릉역 주변 집값도 껑충 뛰었다. KTX강릉역 주변에 위치한 ‘강릉 교동 롯데캐슬 2단지(2009년 입주)’도 마찬가지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 84㎡형 시세가 1년새 7.4%(17년 7월~18년 7월) 올라 2억90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강릉역 주변에 부동산을 운영 중인 ‘Y’씨는 “강릉시는 그 동안 서울접근성이 크게 떨어져 관광 외에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면서 “KTX경강선 개통으로 인해 인적•물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부동산시장도 요동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도 신규 개통된 철길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축제 분위기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서편 연장구간이 2016년 8월에 개통된 이후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화원역 주변에 위치한 ‘화원이진캐스빌(2017년 9월 입주)’ 전용 84B㎡형은 3억75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입주 후 약 1년 새 9.5%(3억4250만원→3억7500만원)나 오른 가격이다. 또, 분양 당시 이 주택형의 분양가가 2억7980만원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1억원(34.0%) 가량 올랐다.


■ 지방 신규 철도망 확충지역 속초와 영천에 가다.


최근 강원도에서는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가 빅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은 강원도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1987년, 노태우 대통령후보 공약으로 시작된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개발사업이 오랜 기다림 끝에 현실화되고 있어서다. 지난 2016년에 이 노선이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에 포함된 데에 이어 100%국가재정사업으로 확정됐었다.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는 강원도의 열악한 교통여건을 크게 개선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노선은 춘천에서 시작해 속초까지 총 93.9km가 연결된다. 내년 착공을 시작해 2024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향후, 속초역에서 용산역까지 1시간15분, 인천공항 1시간50분 대로 주파할 수 있다.


30년 숙원사업이 눈 앞에 다가오면서 속초시 분양시장에도 온기가 감돌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해 분양시장에서 강원도 1순위 청약경쟁률 상위 3곳이 모두 속초시에서 나왔다.


지난해 도내에서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조양동 양우내안애 오션스카이(29.0대 1)’다. 뒤를 이어 ‘서희스타힐스 더베이(28.8대 1)’와 ‘미소지움 더뷰(22.9대 1)’가 2•3위에 랭크 됐다. 속초시 올해 첫 분양 물량인 ’힐스테이트 속초 센트럴’는 속초시 분양시장의 척도가 될 전망이다.


경북에서 강소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영천시도 철도망 확충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영천시는 대구시•포항시가 모두 가까워 배후주거지로 으뜸이다. 하지만, 열악한 대중교통 여건이 그 동안 영천시 개발의 발목을 잡아왔다. 

 

 
지금은 영천시의 과거모습을 찾아보기조차 어려워졌다. ‘대구~영천 복선전철’을 비롯해 ‘도담~영천•영천~신경주 복선전철’ 등의 최대수혜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내년 말 완공예정인 동대구~영천 구간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영천역에서 동대구역까지 약 17분이면 도달 가능하게 된다. 사실상 대구시까지 출퇴근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여기에 도담~영천 간 중앙선 복선전철(예정)이 마무리되면 영천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소요시간이 약 1시간 41분으로 단축된다. 

 

 
영천~신경주 구간에는 중앙선 및 동해남부선 울산~포항과 연계해 운행 중인 고속전동열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영천~신경주 구간 급행열차는 12분, 완행열차 15분 정도 소요된다.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될 조짐을 보이자 영천시 내에 대규모 개발이 속속 시작되고 있다. 신흥주거타운 개발도 한창이다. 현재, 45만㎡에 달하는 영천신도시(완산지구+완산구역)의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방치됐던 완산동 옛 공병대 부지 개발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완산신도시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영천시 신흥주거지 개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져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림산업이 완산도시개발구역 B-1•2블록에 짓는 ‘e편한세상 영천(총 1,210가구)’에 실수요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16년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규공급물량인데다가 국내 대표 건설회사 대림산업의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이 분양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는 중앙선 영천역과 가까이 있는 만큼 대구 주택수요자들의 유입이 분양의 성패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 이외 주요 철도망 확충지역은 어디?


지하철 8호선을 연장하는 별내선 전철이 오는 2022년쯤 개통될 예정이다. 별내선은 지하철8호선종점역인 암사역에서 출발해 한강 하부와 경기도 구리를 거쳐 남양주 별내읍까지 연결된다. 완공되면 경기도 남양주 별내신도시에서 잠실까지 27분 대로 이동할 수 있다. 남양주 다산신도시와 별내신도시가 최대 수혜지역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서•남부 지역 주민들의 최대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건설사업이 내년 말 본격 착공될 전망이다. 신안산선은 안산~광명~서울 여의도 구간과 화성 송산차량기지~시흥시청~광명구간을 연결하는 총 43.6㎞ 길이 복선 전철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30분대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수도권 전철의 연장선인 여주~원주 철도건설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이 철도가 완공되면 인천에서 시작해 월곶과 판교, 여주, 서원주를 거쳐 강릉까지 동서를 관통하는 고속철도망이 구축된다. 인천에서 원주까지 1시간20분, 강릉까지는 1시간55분 대로 주파가 가능하다.


천안~청주공항 간 복선전철화 건설 사업이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복선전철화 사업은 수원~천안 구간에 이어 총 사업비 8216억원을 투입해 천안에서 서창까지 32.2㎞ 구간의 복선화와 충북선 25㎞의 시설 개량, 청주공항역 선로 이설 등을 추진한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청주공항까지 1 서울에서 청주공항까지 이동시간이 30분(1시간50분→1시간20분)가량 단축된다.


이 외에도, 경기도 고양(대곡)에서 부천(소사)까지 잇는 대곡~소사선(2021년 개통예정)과 시흥(월곶)에서 성남(판교)까지 연결되는 월교판교선 등 철도망 확충이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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