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부럽지 않던 1기신도시 ‘분당’ ‘대장주’ 이제는 옛말

2019. 04. 30   09:00 조회수 9,708

 

  

 

‘천당 위의 분당’이라는 말은 대한민국 부동산의 역사에 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이야기다. 이는 분당이 서울 강남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높은 집값을 형성하고, 수요자들에게 높은 선호도를 얻음에 따라 생겨난 표현이다.

 

그렇다면 서울도 아닌 분당은 도대체 왜 하늘 위 천당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다고 불릴 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을까? 그 시작은 바로 지금으로부터 딱 30년 전, 1989년 4월 27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날은 바로 노태우 정부가 1988년 올림픽 이후 발생한 주택난과 투기로 인해 서울 집값이 폭등하자 인접한 수도권으로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1기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한 날이다.  

 

이 날, 분당과 함께 일산, 산본, 중동, 평촌 등이 1기 신도시로 선정됐다. 그리고 이날 이후 분당의 집값은 함께 발표된 지역은 물론 수도권 어느 곳과 비교해도 부럽지 않을 만큼 뛰었다.

 

비결은 무엇보다 강남 접근성 덕이었다. 분당은 1기 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큰 데다, 강남과 가장 가까이 자리잡아 업무중심지인 강남으로의 출퇴근이 가장 수월했다. 게다가 쾌적성은 강남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보니 잘 정비된 분당으로 강남 부자들이 옮겨가며 높은 인기를 끈 것이다. 

 

 

그런데 한 때 강남이 부럽지 않다던 분당이 최근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는가 하면 거래량도 주춤하다. 분당 전성시대는 끝났다는 평가도 많다. 

 

실제로, 분당의 집값은 예전만 못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분당 파크뷰’ 아파트 전용면적 139.68㎡형은 분당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는 2006년 최고 20억원(09월 거래)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단지 동일면적형에서 지난해 가장 비싸게 거래된 가격이 16억2000만원이었다. 지난해 1월에는 11억8000만원이라는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수요자들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며 거래량도 줄고 있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테크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실거래량은 큰 등락을 반복하던 가운데 지난해 9월 이후에는 급락 후 회복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분당의 명성이 예전만 못한 가운데, 지난해 9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됨에 따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거래절벽과 비슷한 모양세를 보인 것. 

 

게다가 지난해 9월 거래건의 경우 다주택자들이 1주택자가 되기 위해 집을 내놓는 등 부동산 대책의 효과로 인해 발생된 거래로 보여, 사실상 하락세는 지난해 2월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는 분석이다. 여러모로 과거의 위상과는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자료출처:한국감정원)

 

한 때 천당 위 분당으로 불릴 만큼 높은 인기를 끌던 분당. 이러한 분당이 수요자들로부터 차츰 외면 받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엔 다름 아닌 ‘노후화’가 있었다. 

 

1기신도시 발표 이후, 1991년 첫 입주를 시작한 분당은 올해로 준공한 지 29년이나 됐다. 그야말로 ‘늙은 아파트’가 대부분이며, 아파트뿐만 아니라 각종 상업시설과 인프라 등 지역 자체의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국가통계포털의 건축연도별 주택현황(2017년 기준)을 분석한 결과,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아파트 중 78%가 준공 15년 이상 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더군다나 노후화된 1기 신도시를 대체할 2기 신도시가 개발되며, 광교와 판교 등이 분당을 대체할 수도권 남부권역의 신도시들도 등장했다. 특히, 이들 신도시의 경우 개발과 함께 신분당선, SRT 등 서울 강남권과 해당 지역을 이어주는 교통망까지 함께 확충되며 분당의 명성을 빼앗아 가고 있다. 또한 신도시 뿐만 아니라 분당을 둘러싼 주변지역의 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도 분당 거주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게다가 노후아파트일지라도 재건축 및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지역의 경우 집값이 꾸준히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분당을 비롯해 1기신도시의 경우 대체로 용적률이 200%를 넘어서 재건축 수익률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상승세의 발목을 잡는고 있다. 다만, 그나마 리모델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 중이지만 이마저도 수익성이 낮아 건설사와 수요자 모두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최근 분당보다 지리적으로 서울과 더욱 인접한 성남 구도심이 도시정비사업의 활성화를 통해 재탄생하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성남 구도심에 속하는 중원구와 수정구 일대는 ‘202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총 25개 구역이 3단계로 나뉘어 재개발•재건축이 추진 중이며, 개발이 완료되면 3~4만 가구에 이르는 새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다. 이는 이번에 3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 교산’지구의 공급물량(3만2천호)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남 신도시’로의 재탄생이 기대된다. 

 

특히 성남 구도심 일대는 서울 송파구 경계에 자리잡아 강남권 접근이 수월하고, 송파, 판교 등 주요 업무지구로의 출퇴근이 편리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낙후된 주거환경으로 인해 저평가되어 왔다. 따라서 개발 완료 시, 전성기 시절 분당의 명성을 성남 구도심이 넘겨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 분양을 앞둔 단지에 대한 관심도 뜨거울 전망이다.

 

 

이들 지역 중 가장 먼저 사업에 탄력을 받은 곳은 중원구 금광동 금광1구역이다. 대림산업은 5월, 금광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으로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을 분양할 예정이다. 민관 합동 재개발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단지는 LH한국토지공사가 시행자로서 사업에 참여해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될 계획이다. 지하 7층~지상 29층, 39개 동, 전용면적 39~84㎡, 총 5,320가구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전용면적 51~84㎡, 2,329가구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뒤이어 중1구역에서 코오롱글로벌이 2,411가구(일반분양 1,00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며,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신흥2구역에서 총 4,774가구(일반분양 1,736가구)를 하반기 분양으로 준비 중이다.

 

여기에 분양을 앞둔 단지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 새로운 강남권 로또가 될 것으로 기대감까지 더해지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성남 구도심은 지리적 여건으로 보나, 교통여건으로 보나 최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판교나 광교 등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며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구도심 정비사업 완료 시 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재평가가 이뤄지며 가격 급등도 기대되고 있어 분양을 앞둔 단지에 대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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