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자원칙 #04. 부동산임대업은 ‘감정노동’, 노후 부동산 재설계

2017. 05. 05   21:50 조회수 4,246

서울 대학가 원룸주택 꼭대기층에서 살면서 임대업을 하는 박진구(가명·66)씨는 월세 놓기의 힘겨움을 절실하게 느낀다. 세입자가 15명가량 되다보니 일일이 임대차를 관리하고 월세를 받기에 힘이 달린다. 세입자들이 변기가 막힌다고, 전등이 나갔다고, 수압이 약하다고 수시로 찾아오고, 심지어 새벽까지 문을 두드린다. 이런 행동들이 세입자의 당연한 권리일수도 있지만 집주인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 마음의 생채기가 생긴다.  

   

박원갑의 부동산투자원칙 4편에서는 노후에 임대업을 로망으로 생각하는 많은 예비은퇴자들이 생각해봐야 할 투자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노후 부동산 재설계는 정답이 없다. 개인의 성향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략만이 있을 뿐이다. 

 

 

 

 

1. 주택 다운사이징, 총론은 같고 각론은 다르다



재무 설계 연구들은 생애주기설을 근거로 주택의 조기 다운사이징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생애주기설은 젊은 시절에는 주택자산을 늘리지만 노년에는 이렇다할 소득이 없어 그동안 모아놓은 금융자산이나 주택자산을 처분해 소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평수만 줄이면 1억원의 노후 생활 자금을 만들 수 있는데 왜 망설이느냐”는 식이다. 나이 들어 너무 큰 집은 짐이 되니 더 늦기 전에 주택 다운사이징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접근은 집은 단순히 보유 자산일 뿐 현금 흐름 창출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한 측면이 없지 않다. 세상 살아가는 방식이 그렇듯이 주택 다운사이징도 획일화된 답은 없다. 사람마다 제 각각이다. 그래서 막연한 총론보다는 실천 가능한 각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2. 주택연금, 조기가입이 유리할까



주택연금은 개인연금과 마찬가지로 처음 가입했을 때 연금액이 변동하지 않고 그대로 지급된다. 이는 향후 물가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변화를 미리 반영해 주택연금을 설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 연금 수령액은 해가 갈수록 떨어질 것이다. 극단적으로 60세에 주택연금만으로 노후설계를 했다면 90세에는 구매력이 떨어져 생활고를 겪을 수 있다. 주택연금은 빨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해도, 60세부터 인생의 최후 보루인 주택자산을 허물어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신체적인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자산의 수명도 늘리는 게 좋을 것이다.


주택연금은 더 이상 경제적 활동이 힘든 인생의 늘그막에 최후의 방편으로 사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나 주택연금 가입 시기는 70세 이후가 좋을 것 같다. 늦게 가입하면 기대수명이 줄어든 만큼 연금 액수도 늘어나고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상실 문제도 완화할 수 있어서다.

 

 

3. 사는 집과 살고 싶은 집은 다르다



노후에서 거주와 투자를 분리하는 방법은 나름대로 괜찮은 대안이다. 다만 거주지는 내 취향대로 선택하더라도 투자는 임대 놓기가 수월한 곳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전원행을 결심하더라도 도심의 부동산은 두고 가라고 주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대가 잘 나가는 곳은 젊은이들의 통근이 수월한 직주 근접형 도심과 역세권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길기로 유명하다. 한국 특유의 야근문화 때문인 것 같다. 오죽하면 서울의 화려한 야경은 샐러리맨들의 고혈을 짜서 밝힌 불빛이라는 말이 있을까. 아직도 ‘저녁이 없는 삶’을 사는 대부분의 샐러리맨에게는 집 가까운 게 최대 복지다. 이러다보니 결국 주거지도 어쩔 수 없이 도심에서 구하는 것이다. 은퇴 후 공기 나쁜 곳은 임대를 놓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아라. 젊은이들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하려면 공기 나쁜 도심으로 와야 한다.

 

 

4. 주택 임대, ‘감정노동’ 힘겨움을 아시나요?


 

 

세입자들이 변기가 막힌다고, 전등이 나갔다고, 수압이 약하다고 수시로 찾아오고, 심지어 새벽까지 문을 두드린다. 이런 행동들이 세입자의 당연한 권리일수도 있지만 집주인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 마음의 생채기가 생긴다. 주택임대는 이처럼 세입자들과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데다 이곳저곳 손댈 데도 많아 생각보다 몸·마음 고생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주택임대를 통한 월세받기가 로망이 될 수는 없다.


대안으로는 임대차 구성의 유연함을 생각해볼만 하다. 높은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월세 중심으로 임대차를 구성하는 게 낫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반전세, 전세도 임대할 필요가 있다.
 

 

5. 아파트 임대를 통한 노후 재설계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월세 수익률은 원룸주택이나 오피스텔보다 1~1.5%포인트 떨어진다. 하지만 아파트는 주로 살림집이어서 다가구·다세대주택, 오피스텔과는 달리 세입자가 자주 바뀌지 않아 집주인이 신경 쓸 일이 적다. 또 다가구·다세대주택과는 달리 관리사무소가 있어 각종 요금 정산, 건물 관리를 대행하는데다 세입자도 한 가구만 상대하면 된다. 나이 들어 세심한 관리 없이도 노동소득을 대신할 ‘또 다른 월급’을 갈망하는 은퇴자라면 아파트 임대는 하나의 대안이다. 아파트는 거래가 많아 언제든지 매각할 수 있어 환금성이 좋고,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다른 부동산 상품보다 비교적 장점이 많다.


 다만 아파트 임대도 약점 있다는 점은 미리 짚고 가자. 다가구·다세대주택 임대보다 세입자에게 덜 시달리지만, 가격 출렁임에는 더 많이 시달릴 수 있다. 아파트시장은 금융시장을 닮아 가격 변동성이 크므로 저점 매수를 해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아파트도 잘못사면 아플 수 도 있는 법이다.

 

 

6. 나이 들어 함부로 땅 사면 안되는 이유



나도 땅으로 대박을 터뜨려볼까.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 꿈을 꾸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헛된 꿈이 될 수 있다. 그동안 땅 대박은 주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덕이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신도시나 산업단지, 철도나 도로 건설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경제의 성숙단계인 선진국 반열에 올라 개발시대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많이 줄어들었다. 공공택지 개발은 천문학적인 땅 보상으로 벼락부자 탄생의 대표적인 루트였다. 하지만 주택보급률이 100%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정부가 공공택지 개발을 대폭 줄이고 있다. 땅 대박은 개발시대의 신화에 불과하다.


 사실 과거에는 돈이 있으면 땅에다가 돈을 묻었다. 마땅한 투자 상품이 없는데다 땅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맹목적인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대박은커녕 애물단지가 되어 되돌아온 경우도 허다하다.

 

 

7. 상권을 움직이는 법칙, 제로섬 게임

 


일반적으로 초대형 빌딩이나 쇼핑몰이 들어서면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인근 땅이나 건물의 가치가 올라가 이른바 땅주인, 건물주들은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파트 소유자들도 생활이 편리해지고 전월세 수요도 늘어나 이득이다. 하지만 일부 상가 주인이나 세입자들에게는 오히려 고객 이탈로 '빨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고속도로나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지방상권이 위축되고 서울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형쇼핑몰이나 백화점 내 점포들과 경쟁하는 유사업종 일수록 타격이 심할 것이다. 교외의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주변을 한번 걸어보라. 승용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 할인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곧장 집으로 떠난다. 그래서 대부분 할인점이나 백화점 주변 상가는 휑한 느낌이 든다. 상인들이 바라는 낙수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8. 상가 투자, 세입자와 공생해야 오래간다



상가 투자를 한다는 것은 건물주가 세입자와 함께 사업을 하는 것이다. 건물주는 자금을 대고, 세입자는 기술을 투자하는 공동 비즈니스다. 상가는 아파트와는 달리 한번 사면 팔기가 쉽지 않은 장기투자 상품이다. 건물주와 세입자의 공생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래서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은 상가투자 때 귀담아둬야 할 명언이다. 최근 한 먹자골목에서 ‘을(세입자)이 죽으면 갑(건물주)도 죽는다’는 플래카드를 봤는데, 세입자의 억지 논리는 아닌 것 같다.


 다행히 요즘 곳곳에서 건물주와 세입자(상인)의 공생을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서로 힘을 합쳐 상권을 살리려는 것이다. 건물주와 세입자 공동으로 상가발전위원회를 구성, 축제를 열거나 심지어 건물주가 야간에 방범 도우미까지 나선다. 결국 세입자와 건물주가 뭉칠 때 장기적으로 공동 이익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장사가 잘 되어야 임대료도 올라가는 법이다.

 

 

9. ‘꼬마 빌딩’ 고르기, 맞선 보듯이 하라


요즘 '꼬마빌딩'의 몸값이 상한가다. 꼬마빌딩은 주로 20억~50억원 정도의 중소규모 건물을 말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지상 3~7층의 상가건물이나 작은 오피스건물이다. 과거에는 빌딩은 기업체들이 소유하는 건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일반 개인도 아파트를 팔고 대출을 안으면 꼬마빌딩을 살 수 있게 됐다. 수요가 크게 늘면서 서울 강남권 일대에서는 꼬마빌딩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꼬마빌딩을 마치 아파트 사듯이 투자한다는 점이다. 꼬마빌딩은 아파트 같은 표준화된 부동산을 사는 방법과는 확실히 다르다. 비표준화된 부동산은 같은 동네라도 골목길 사이를 두고 가치가 천양지차다. 그러므로 적어도 50개의 매물을 봐라. 빌딩중개법인, 지역중개업소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최대한 많이 확보해서 보는 것이 좋다. 그 사이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고르는 안목도 생길 것이다.


늦은나이에 신중하게 맞선을 보는 사람처럼 말이다.


 

<저작권자 © 리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서울 대학가 원룸주택 꼭대기층에서 살면서 임대업을 하는 박진구(가명·66)씨는 월세 놓기의 힘겨움을 절실하게 느낀다. 세입자가 15명가량 되다보니 일일이 임대차를 관리하고 월세를 받기에 힘이 달린다. 세입자들이 변기가 막힌다고, 전등이 나갔다고, 수압이 약하다고 수시로 찾아오고, 심지어 새벽까지 문을 두드린다. 이런 행동들이 세입자의 당연한 권리일수도 있지만 집주인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 마음의 생채기가 생긴다.      박원갑의 부동산투자원칙 4편에서는 노후에 임대업을 로망으로 생각하는 많은 예비은퇴자들이 생각해봐야 할 투자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노후 부동산 재설계는 정답이 없다. 개인의 성향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략만이 있을 뿐이다.     1. 주택 다운사이징, 총론은 같고 각론은 다르다

재무 설계 연구들은 생애주기설을 근거로 주택의 조기 다운사이징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생애주기설은 젊은 시절에는 주택자산을 늘리지만 노년에는 이렇다할 소득이 없어 그동안 모아놓은 금융자산이나 주택자산을 처분해 소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평수만 줄이면 1억원의 노후 생활 자금을 만들 수 있는데 왜 망설이느냐”는 식이다. 나이 들어 너무 큰 집은 짐이 되니 더 늦기 전에 주택 다운사이징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접근은 집은 단순히 보유 자산일 뿐 현금 흐름 창출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한 측면이 없지 않다. 세상 살아가는 방식이 그렇듯이 주택 다운사이징도 획일화된 답은 없다. 사람마다 제 각각이다. 그래서 막연한 총론보다는 실천 가능한 각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2. 주택연금, 조기가입이 유리할까

주택연금은 개인연금과 마찬가지로 처음 가입했을 때 연금액이 변동하지 않고 그대로 지급된다. 이는 향후 물가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변화를 미리 반영해 주택연금을 설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 연금 수령액은 해가 갈수록 떨어질 것이다. 극단적으로 60세에 주택연금만으로 노후설계를 했다면 90세에는 구매력이 떨어져 생활고를 겪을 수 있다. 주택연금은 빨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해도, 60세부터 인생의 최후 보루인 주택자산을 허물어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신체적인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자산의 수명도 늘리는 게 좋을 것이다.
주택연금은 더 이상 경제적 활동이 힘든 인생의 늘그막에 최후의 방편으로 사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나 주택연금 가입 시기는 70세 이후가 좋을 것 같다. 늦게 가입하면 기대수명이 줄어든 만큼 연금 액수도 늘어나고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상실 문제도 완화할 수 있어서다.   3. 사는 집과 살고 싶은 집은 다르다

노후에서 거주와 투자를 분리하는 방법은 나름대로 괜찮은 대안이다. 다만 거주지는 내 취향대로 선택하더라도 투자는 임대 놓기가 수월한 곳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전원행을 결심하더라도 도심의 부동산은 두고 가라고 주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대가 잘 나가는 곳은 젊은이들의 통근이 수월한 직주 근접형 도심과 역세권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길기로 유명하다. 한국 특유의 야근문화 때문인 것 같다. 오죽하면 서울의 화려한 야경은 샐러리맨들의 고혈을 짜서 밝힌 불빛이라는 말이 있을까. 아직도 ‘저녁이 없는 삶’을 사는 대부분의 샐러리맨에게는 집 가까운 게 최대 복지다. 이러다보니 결국 주거지도 어쩔 수 없이 도심에서 구하는 것이다. 은퇴 후 공기 나쁜 곳은 임대를 놓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아라. 젊은이들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하려면 공기 나쁜 도심으로 와야 한다.  4. 주택 임대, ‘감정노동’ 힘겨움을 아시나요?  세입자들이 변기가 막힌다고, 전등이 나갔다고, 수압이 약하다고 수시로 찾아오고, 심지어 새벽까지 문을 두드린다. 이런 행동들이 세입자의 당연한 권리일수도 있지만 집주인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 마음의 생채기가 생긴다. 주택임대는 이처럼 세입자들과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데다 이곳저곳 손댈 데도 많아 생각보다 몸·마음 고생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주택임대를 통한 월세받기가 로망이 될 수는 없다.
대안으로는 임대차 구성의 유연함을 생각해볼만 하다. 높은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월세 중심으로 임대차를 구성하는 게 낫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반전세, 전세도 임대할 필요가 있다.
  5. 아파트 임대를 통한 노후 재설계​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월세 수익률은 원룸주택이나 오피스텔보다 1~1.5%포인트 떨어진다. 하지만 아파트는 주로 살림집이어서 다가구·다세대주택, 오피스텔과는 달리 세입자가 자주 바뀌지 않아 집주인이 신경 쓸 일이 적다. 또 다가구·다세대주택과는 달리 관리사무소가 있어 각종 요금 정산, 건물 관리를 대행하는데다 세입자도 한 가구만 상대하면 된다. 나이 들어 세심한 관리 없이도 노동소득을 대신할 ‘또 다른 월급’을 갈망하는 은퇴자라면 아파트 임대는 하나의 대안이다. 아파트는 거래가 많아 언제든지 매각할 수 있어 환금성이 좋고,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다른 부동산 상품보다 비교적 장점이 많다.
 다만 아파트 임대도 약점 있다는 점은 미리 짚고 가자. 다가구·다세대주택 임대보다 세입자에게 덜 시달리지만, 가격 출렁임에는 더 많이 시달릴 수 있다. 아파트시장은 금융시장을 닮아 가격 변동성이 크므로 저점 매수를 해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아파트도 잘못사면 아플 수 도 있는 법이다.  6. 나이 들어 함부로 땅 사면 안되는 이유
나도 땅으로 대박을 터뜨려볼까.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 꿈을 꾸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헛된 꿈이 될 수 있다. 그동안 땅 대박은 주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덕이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신도시나 산업단지, 철도나 도로 건설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경제의 성숙단계인 선진국 반열에 올라 개발시대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많이 줄어들었다. 공공택지 개발은 천문학적인 땅 보상으로 벼락부자 탄생의 대표적인 루트였다. 하지만 주택보급률이 100%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정부가 공공택지 개발을 대폭 줄이고 있다. 땅 대박은 개발시대의 신화에 불과하다.
 사실 과거에는 돈이 있으면 땅에다가 돈을 묻었다. 마땅한 투자 상품이 없는데다 땅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맹목적인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대박은커녕 애물단지가 되어 되돌아온 경우도 허다하다.  7. 상권을 움직이는 법칙, 제로섬 게임 
일반적으로 초대형 빌딩이나 쇼핑몰이 들어서면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인근 땅이나 건물의 가치가 올라가 이른바 땅주인, 건물주들은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파트 소유자들도 생활이 편리해지고 전월세 수요도 늘어나 이득이다. 하지만 일부 상가 주인이나 세입자들에게는 오히려 고객 이탈로 '빨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고속도로나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지방상권이 위축되고 서울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형쇼핑몰이나 백화점 내 점포들과 경쟁하는 유사업종 일수록 타격이 심할 것이다. 교외의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주변을 한번 걸어보라. 승용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 할인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곧장 집으로 떠난다. 그래서 대부분 할인점이나 백화점 주변 상가는 휑한 느낌이 든다. 상인들이 바라는 낙수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8. 상가 투자, 세입자와 공생해야 오래간다
상가 투자를 한다는 것은 건물주가 세입자와 함께 사업을 하는 것이다. 건물주는 자금을 대고, 세입자는 기술을 투자하는 공동 비즈니스다. 상가는 아파트와는 달리 한번 사면 팔기가 쉽지 않은 장기투자 상품이다. 건물주와 세입자의 공생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래서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은 상가투자 때 귀담아둬야 할 명언이다. 최근 한 먹자골목에서 ‘을(세입자)이 죽으면 갑(건물주)도 죽는다’는 플래카드를 봤는데, 세입자의 억지 논리는 아닌 것 같다.
 다행히 요즘 곳곳에서 건물주와 세입자(상인)의 공생을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서로 힘을 합쳐 상권을 살리려는 것이다. 건물주와 세입자 공동으로 상가발전위원회를 구성, 축제를 열거나 심지어 건물주가 야간에 방범 도우미까지 나선다. 결국 세입자와 건물주가 뭉칠 때 장기적으로 공동 이익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장사가 잘 되어야 임대료도 올라가는 법이다.  9. ‘꼬마 빌딩’ 고르기, 맞선 보듯이 하라
요즘 '꼬마빌딩'의 몸값이 상한가다. 꼬마빌딩은 주로 20억~50억원 정도의 중소규모 건물을 말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지상 3~7층의 상가건물이나 작은 오피스건물이다. 과거에는 빌딩은 기업체들이 소유하는 건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일반 개인도 아파트를 팔고 대출을 안으면 꼬마빌딩을 살 수 있게 됐다. 수요가 크게 늘면서 서울 강남권 일대에서는 꼬마빌딩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꼬마빌딩을 마치 아파트 사듯이 투자한다는 점이다. 꼬마빌딩은 아파트 같은 표준화된 부동산을 사는 방법과는 확실히 다르다. 비표준화된 부동산은 같은 동네라도 골목길 사이를 두고 가치가 천양지차다. 그러므로 적어도 50개의 매물을 봐라. 빌딩중개법인, 지역중개업소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최대한 많이 확보해서 보는 것이 좋다. 그 사이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고르는 안목도 생길 것이다.
늦은나이에 신중하게 맞선을 보는 사람처럼 말이다. 
서울 대학가 원룸주택 꼭대기층에서 살면서 임대업을 하는 박진구(가명·66)씨는 월세 놓기의 힘겨움을 절실하게 느낀다. 세입자가 15명가량 되다보니 일일이 임대차를 관리하고 월세를 받기에 힘이 달린다. 세입자들이 변기가 막힌다고, 전등이 나갔다고, 수압이 약하다고 수시로 찾아오고, 심지어 새벽까지 문을 두드린다. 이런 행동들이 세입자의 당연한 권리일수도 있지만 집주인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 마음의 생채기가 생긴다. 박원갑의 부동산투자원칙 4편에서는 노후에 임대업을 로망으로 생각하는 많은 예비은퇴자들이 생각해봐야 할 투자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노후 부동산 재설계는 정답이 없다. 개인의 성향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략만이 있을 뿐이다.1. 주택 다운사이징, 총론은 같고 각론은 다르다재무 설계 연구들은 생애주기설을 근거로 주택의 조기 다운사이징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생애주기설은 젊은 시절에는 주택자산을 늘리지만 노년에는 이렇다할 소득이 없어 그동안 모아놓은 금융자산이나 주택자산을 처분해 소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평수만 줄이면 1억원의 노후 생활 자금을 만들 수 있는데 왜 망설이느냐”는 식이다. 나이 들어 너무 큰 집은 짐이 되니 더 늦기 전에 주택 다운사이징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접근은 집은 단순히 보유 자산일 뿐 현금 흐름 창출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한 측면이 없지 않다. 세상 살아가는 방식이 그렇듯이 주택 다운사이징도 획일화된 답은 없다. 사람마다 제 각각이다. 그래서 막연한 총론보다는 실천 가능한 각론이 필요한 시점이다.2. 주택연금, 조기가입이 유리할까주택연금은 개인연금과 마찬가지로 처음 가입했을 때 연금액이 변동하지 않고 그대로 지급된다. 이는 향후 물가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변화를 미리 반영해 주택연금을 설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 연금 수령액은 해가 갈수록 떨어질 것이다. 극단적으로 60세에 주택연금만으로 노후설계를 했다면 90세에는 구매력이 떨어져 생활고를 겪을 수 있다. 주택연금은 빨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해도, 60세부터 인생의 최후 보루인 주택자산을 허물어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신체적인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자산의 수명도 늘리는 게 좋을 것이다. 주택연금은 더 이상 경제적 활동이 힘든 인생의 늘그막에 최후의 방편으로 사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나 주택연금 가입 시기는 70세 이후가 좋을 것 같다. 늦게 가입하면 기대수명이 줄어든 만큼 연금 액수도 늘어나고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상실 문제도 완화할 수 있어서다. 3. 사는 집과 살고 싶은 집은 다르다노후에서 거주와 투자를 분리하는 방법은 나름대로 괜찮은 대안이다. 다만 거주지는 내 취향대로 선택하더라도 투자는 임대 놓기가 수월한 곳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전원행을 결심하더라도 도심의 부동산은 두고 가라고 주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대가 잘 나가는 곳은 젊은이들의 통근이 수월한 직주 근접형 도심과 역세권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길기로 유명하다. 한국 특유의 야근문화 때문인 것 같다. 오죽하면 서울의 화려한 야경은 샐러리맨들의 고혈을 짜서 밝힌 불빛이라는 말이 있을까. 아직도 ‘저녁이 없는 삶’을 사는 대부분의 샐러리맨에게는 집 가까운 게 최대 복지다. 이러다보니 결국 주거지도 어쩔 수 없이 도심에서 구하는 것이다. 은퇴 후 공기 나쁜 곳은 임대를 놓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아라. 젊은이들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하려면 공기 나쁜 도심으로 와야 한다.4. 주택 임대, ‘감정노동’ 힘겨움을 아시나요?세입자들이 변기가 막힌다고, 전등이 나갔다고, 수압이 약하다고 수시로 찾아오고, 심지어 새벽까지 문을 두드린다. 이런 행동들이 세입자의 당연한 권리일수도 있지만 집주인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 마음의 생채기가 생긴다. 주택임대는 이처럼 세입자들과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데다 이곳저곳 손댈 데도 많아 생각보다 몸·마음 고생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주택임대를 통한 월세받기가 로망이 될 수는 없다.대안으로는 임대차 구성의 유연함을 생각해볼만 하다. 높은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월세 중심으로 임대차를 구성하는 게 낫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반전세, 전세도 임대할 필요가 있다. 5. 아파트 임대를 통한 노후 재설계​일반적으로 아파트의 월세 수익률은 원룸주택이나 오피스텔보다 1~1.5%포인트 떨어진다. 하지만 아파트는 주로 살림집이어서 다가구·다세대주택, 오피스텔과는 달리 세입자가 자주 바뀌지 않아 집주인이 신경 쓸 일이 적다. 또 다가구·다세대주택과는 달리 관리사무소가 있어 각종 요금 정산, 건물 관리를 대행하는데다 세입자도 한 가구만 상대하면 된다. 나이 들어 세심한 관리 없이도 노동소득을 대신할 ‘또 다른 월급’을 갈망하는 은퇴자라면 아파트 임대는 하나의 대안이다. 아파트는 거래가 많아 언제든지 매각할 수 있어 환금성이 좋고,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다른 부동산 상품보다 비교적 장점이 많다. 다만 아파트 임대도 약점 있다는 점은 미리 짚고 가자. 다가구·다세대주택 임대보다 세입자에게 덜 시달리지만, 가격 출렁임에는 더 많이 시달릴 수 있다. 아파트시장은 금융시장을 닮아 가격 변동성이 크므로 저점 매수를 해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아파트도 잘못사면 아플 수 도 있는 법이다.6. 나이 들어 함부로 땅 사면 안되는 이유나도 땅으로 대박을 터뜨려볼까.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 꿈을 꾸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헛된 꿈이 될 수 있다. 그동안 땅 대박은 주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덕이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신도시나 산업단지, 철도나 도로 건설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경제의 성숙단계인 선진국 반열에 올라 개발시대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많이 줄어들었다. 공공택지 개발은 천문학적인 땅 보상으로 벼락부자 탄생의 대표적인 루트였다. 하지만 주택보급률이 100%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정부가 공공택지 개발을 대폭 줄이고 있다. 땅 대박은 개발시대의 신화에 불과하다.사실 과거에는 돈이 있으면 땅에다가 돈을 묻었다. 마땅한 투자 상품이 없는데다 땅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맹목적인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대박은커녕 애물단지가 되어 되돌아온 경우도 허다하다.7. 상권을 움직이는 법칙, 제로섬 게임일반적으로 초대형 빌딩이나 쇼핑몰이 들어서면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인근 땅이나 건물의 가치가 올라가 이른바 땅주인, 건물주들은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파트 소유자들도 생활이 편리해지고 전월세 수요도 늘어나 이득이다. 하지만 일부 상가 주인이나 세입자들에게는 오히려 고객 이탈로 '빨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고속도로나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지방상권이 위축되고 서울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대형쇼핑몰이나 백화점 내 점포들과 경쟁하는 유사업종 일수록 타격이 심할 것이다. 교외의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주변을 한번 걸어보라. 승용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 할인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곧장 집으로 떠난다. 그래서 대부분 할인점이나 백화점 주변 상가는 휑한 느낌이 든다. 상인들이 바라는 낙수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8. 상가 투자, 세입자와 공생해야 오래간다상가 투자를 한다는 것은 건물주가 세입자와 함께 사업을 하는 것이다. 건물주는 자금을 대고, 세입자는 기술을 투자하는 공동 비즈니스다. 상가는 아파트와는 달리 한번 사면 팔기가 쉽지 않은 장기투자 상품이다. 건물주와 세입자의 공생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래서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은 상가투자 때 귀담아둬야 할 명언이다. 최근 한 먹자골목에서 ‘을(세입자)이 죽으면 갑(건물주)도 죽는다’는 플래카드를 봤는데, 세입자의 억지 논리는 아닌 것 같다. 다행히 요즘 곳곳에서 건물주와 세입자(상인)의 공생을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서로 힘을 합쳐 상권을 살리려는 것이다. 건물주와 세입자 공동으로 상가발전위원회를 구성, 축제를 열거나 심지어 건물주가 야간에 방범 도우미까지 나선다. 결국 세입자와 건물주가 뭉칠 때 장기적으로 공동 이익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장사가 잘 되어야 임대료도 올라가는 법이다.9. ‘꼬마 빌딩’ 고르기, 맞선 보듯이 하라요즘 '꼬마빌딩'의 몸값이 상한가다. 꼬마빌딩은 주로 20억~50억원 정도의 중소규모 건물을 말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지상 3~7층의 상가건물이나 작은 오피스건물이다. 과거에는 빌딩은 기업체들이 소유하는 건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일반 개인도 아파트를 팔고 대출을 안으면 꼬마빌딩을 살 수 있게 됐다. 수요가 크게 늘면서 서울 강남권 일대에서는 꼬마빌딩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문제는 사람들이 꼬마빌딩을 마치 아파트 사듯이 투자한다는 점이다. 꼬마빌딩은 아파트 같은 표준화된 부동산을 사는 방법과는 확실히 다르다. 비표준화된 부동산은 같은 동네라도 골목길 사이를 두고 가치가 천양지차다. 그러므로 적어도 50개의 매물을 봐라. 빌딩중개법인, 지역중개업소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최대한 많이 확보해서 보는 것이 좋다. 그 사이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고르는 안목도 생길 것이다. 늦은나이에 신중하게 맞선을 보는 사람처럼 말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