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도 서울 집값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

2019. 11. 12   09:00 작성자 jess 조회수 6,509

 

 

 

지난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유•무주택자 구분할 것 없이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과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 서울 27개동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1차 지정


국토교통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으로 서울 27개동을 지정했다. 개포동, 대치동 등 강남구 8개동을 비롯해 서초구 4개동, 송파구 8개동 등 전체의 74%(20개동)가 강남3구에 집중돼 있기는 하지만 영등포구 여의도동, 마포구 아현동, 용산구 한남동 등 강북 지역도 5개동이 포함됐다. 

 

이번 지정은 1차 지정으로, 이번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 등 시장 불안 우려가 있는 경우 신속히 추가 지정할 예정임을 밝히기도 했다. 

 

 

 

 

※ 서울 주택시장 수요 유입은 자연스러운 현상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국토교통부가 보도자료 Q&A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국토교통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지정 배경을 두고 ‘최근 국내외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투자수요가 서울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국토교통부는 국내외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고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생긴 것이 서울 주택시장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그리고 그에 따라 서울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수요가 ‘투기’가 아닌 ‘투자’ 수요라면 아무 문제가 될 것이 없는 셈이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투자수요를 규제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서울 집값을 잡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진단의 오류’라고 볼 수 있다. 

 

 

※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 상승, 공급이 감소해도 가격 상승


중학교에서 배우는 수요와 공급 곡선 그래프를 떠올려 보면 서울 집값을 잡기 어려운 두 번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앞서 확인한 것처럼 경제 불확실성, 저금리, 유동성 등의 원인으로 서울 주택시장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인해 공급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 서울 공급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은 이익이 줄어들어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위 그래프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상승한다. 공급이 감소해도 가격이 상승한다. 현재 서울 부동산시장은 이 가지 요건에 모두 해당한다. 그러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반드시 그러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확률적으로 수요 공급 그래프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노후주택 급증으로 인한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을 간과한 정부

셋째, 최근 들어 새 아파트 선호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것도 정부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다. 서울 주택 중에서도 신규 분양이 유독 인기를 끄는 이유기도 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올해 3월 발표한 ‘노후 주택정비사업의 현황과 발전방향’에 따르면 2020년 이후에는 노후 주택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대량주택 공급의 영향으로 30년 노후 주택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자료에 따르면 멸실을 반영하지 않은 최대치는 30년 이상 된 주택이 2020년에 400만호를 넘고 2025년에는 무려 700만호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노후주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새 아파트 선호현상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나타나고 있는 편이지만 서울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금융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지난 15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2년간은 전국 평균과 비교해 약 2배가량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수많은 부동산 안정 대책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더 높은 1순위 평균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 다. 

 

 

 

※ 결국 ‘투자성’ 높은 서울 분양시장으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


지난 8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언급이 나온 이후 ‘로또 분양’이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은 서울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이 203.75대 1, ‘래미안 라클래시’ 115.09대 1, 마곡 센트레빌 102.59대 1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2차’ 75.43대 1 등이 그 예다. 

 

이 단지들은 모두 우수한 입지를 바탕으로 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서울에서 신규 택지가 공급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을 감안한다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게다가 HUG가 분양가를 강력하게 통제하면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싸지는 현상까지 발생하며 장롱 속에 숨어 있던 청약통장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올해 말 서울 서대문구 홍은1구역 재건축 단지인 ‘e편한세상 홍제 가든플라츠’를 비롯해 '신길 더샵 프레스티지', ‘개포프레지던스자이’ 등 연내 남아 있는 서울 분양 단지들을 둘러싸고 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당첨되는 순간 ‘억대 프리미엄’이 붙는 서울 분양시장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양시장의 열기는 다시 기존 주택으로 번지고 서울 전체 주택시장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집값을 안정시켜주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청약에 임하고 당첨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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