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고개 드는 ‘위기설’… 금융위기 닮은 듯 다른?

2020. 03. 19   09:00 조회수 6,559

 

 

부동산 시장에서는 잊을 만하면 고개 드는 위기설이 있다. IMF, 금융위기가 10년의 간격을 두고 터져 나와 집값 약세의 주역이 된 10년 주기설이다. 주기설로 보자면 2018년에 집값이 내려야 하지만 2018년에는 오히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 한 바 있어 10년 주기설이 설득력을 잃었다.

 

이후 위기설은 2020년 봄 다시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20202월 코로나19가 불씨가 되고 세계경제 위축, 미국 증시 폭락 및 유가 하락 등 복합적인 변수가 더해져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도 혹시나하는 분위기가 돌고 있는 것이다.

 

신종 바이러스만 요인으로 둔다면 2015년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집값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렵겠지만 여러 사건이 더해진 지금은 바이러스 변수보다는 과거 금융위기와 비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묘하게 닮은 2008년 부동산 시장

상승장, 규제, 외부쇼크까지

 

2008년 금융위기 시절 부동산 시장과 현재의 상황을 놓고 보면 부동산 자체의 문제가 아닌 외부쇼크와 증시 하락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또 금융위기 이전 2006년에는 버블세븐이 지정될 정도로 강남권 및 목동, 분당, 평촌, 용인수지 아파트값이 급등했고 버블세븐을 눌러 막자 2008년에는 노도강 등 소형 아파트 위주의 상승세가 있었다. 지금의 풍선효과와 닮은 모습이다.

 

여기에 참여정부시절 아파트값 상승세를 잡기 위해 정부는 대출, 분양가상한제 등 여러 가지 규제를 내놓았고 더불어 2기 신도시 공급도 발표했다.

 

 

과거 아파트 가격을 되짚어보면 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직격탄을 바로 맞은 것은 아니었다. KB부동산 시계열 자료를 분석해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본격적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09년 말부터이다.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집값이 떨어지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펴자 급매물이 소진되고 가격이 오르는 식으로 집값이 변화했다. 이러한 집값이 2009년 말부터 2013년까지 완연한 하락세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가격 상승세가 높았던 고가주택, 대형아파트, 재건축 시장이 위축되고 중소형 아파트가 시장의 메인으로 뒤바뀐 된 때이기도 하다. 강남 아파트 가격만 보면 2007년 이후 하락세가 감지되어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당시 강남 재건축 대표 선수격인 대치동 은마 아파트가 8억 원대로 내려간 사건도 있었다. 2007년 11월에 10억 3,000만 원에 거래 신고된 은마 전용 77㎡ 아파트가 1년 뒤인 2008년 11월 8억 3,000만 원으로 실거래 신고되어 1년 만에 20% 가까이 하락했다.



여기에 잠실발 입주물량으로 시작된 역전세난과 공급 이슈도 있었다. 수도권 2기 신도시, 경제자유구역개발, 보금자리주택 등 공급 물량이 대거 나와 주택 구매를 유보하고 공공택지 분양을 기다리는 주택 구매층이 많았다.


분양시장에서도 공공택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쏟아져 나와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광교신도시, 인천 청라지구, 은평뉴타운 등 분양은 성공적이었지만 그 외의 민간택지에서는 미분양이 속출했다.



국토부 미분양 통계에서 2008년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16만 5,599호로 최고점을 찍었다. 2007년 7만 3,772호와 비교하면 2년 만에 두 배가 넘는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2009년에는 5만 호를 돌파할 정도로 시장은 암흑기였다.


기준금리 0%대 돌입, 부동산 시장 의미 있나


2020년으로 돌아와서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 포인트 전격 인하해 ‘0%대’ 시대를 열었다. 임시로 금통위를 열고 전격적으로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 포인트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0.75%포인트 인하)이다. 즉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국내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기준 금리가 내렸다고 해서 부동산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세계적으로 경기가 흔들리는데 주택시장이라고 오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부동산 시장에 대출규제가 강해 담보대출 자체가 어렵고 주택 매매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자금출처조사 등이 더해지면서 거래가 쉽지 않다. 올 들어 고가 주택시장이 주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경기침체 공포가 부동산 시장에 파고들 가능성이 있고 매수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즉 팬데믹 사태가 오래가면 부동산 시장에 상승보다는 하락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임대주택 등록과 증여로 인해 가격을 끌어내릴 정도의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볼 수도 있다. 하락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단기간에 큰 폭의 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약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견본주택을 볼 수 없는 가운데에서도 높은 경쟁률로 마감하는 사례를 보면 부동산 시장에 여전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대기수요가 받쳐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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