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분양의 시작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얼마나 올랐나

2020. 07. 23   09:00 조회수 5,413


 

서울에서 대단위 공급이 필요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결론은 ‘보존’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제외하고 마땅히 주택 공급처를 찾기 어려운 만큼 언제든 그린벨트는 부동산 시장에서 화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남겼다.

 

개발제한구역, 그린벨트는 과거 오랜 기간 ‘손댈 수 없는 곳’이라는 불문율을 지닌 지역으로 2000년대 들어 해제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공공주택,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조금씩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최근에는 MB정부때인 2008년 9월 그린벨트를 해제해 보금자리주택지구를 만들어 아파트 공급에 나선 사례가 있다. 2기 신도시보다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반값’ 아파트로 불릴 정도로 분양가를 낮춰 무주택자에게 환영을 받았다. 보금자리주택은 2009년 사전청약, 2010년 말 본청약을 시작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보금자리주택 정책은 올스톱되었다. 그리고 한동안 대규모 공급이 전무한 가운데 집값이 상승하자 주택공급의 필요성이 나오면서 보금자리주택지구가 다시 회자되기 시작했다.

 

■ 태생부터 ‘로또’ 전매제한 단축이라는 잭팟까지…

 


<강남권역 보금자리주택지구>

 

MB정부의 보금자리주택지구 대표적인 사업지는 강남권이다. 첫 주자였던 강남지구(세곡)와 서초지구를 비롯해 2차로 지정된 내곡지구, 세곡2지구가 인기 주거지역으로 손꼽힌다.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강남, 서초와 붙어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눈길을 끈 곳이다. 친환경적인 자연환경을 갖췄고 미니 택지지구처럼 기반시설도 함께 들어서 사전예약 때부터 유망 청약단지로 손꼽혔다.

 

이처럼 입지의 우수성과 저렴한 분양가, 당시 재건축 단지가 즐비한 강남권에서 새 아파트 메리트를 안고 순조롭게 출발한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은 이후 전매제한이 완화되면서 예상보다 빨리 거래할 수 있는 행운까지 거머쥐었다.

 

참고로 보금자리주택 강남, 서초지구는 분양가가 당시 주변 시세의 70% 미만으로 ‘10년 전매제한 및 5년 거주의무’라는 제한요건이 있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은 빠르게 침체기를 맞았고 정부는 규제완화대책을 발표했다. 2014년 9.1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고 전매제한은 완화되어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은 최대 6년, 거주의무기간 최대 3년으로 줄어들었다.

 

 

■ 입주 8년 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실거래가는?


서울 도심권 내 가장 큰 보금자리주택지구인 서울 강남지구는 북으로는 수서, 동측으로는 송파구 문정동과 가깝다. 친환경적인 주거환경에 강남권 생활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어 가격은 일찌감치 준강남권이 되었다.

 

시범지구로 첫 공급되었던 A2블록(세곡푸르지오)과 2차 공급된 A1블록(강남LH1단지e편한세상)는 2010년 12월, 2011년 7월 본청약시 분양가가 3.3㎡당 평균 1,000만원 내외였다. 1블록을 예를 들면 전용 59㎡ 2억3,170만원 84㎡ 3억5,770만원으로 책정되었다. 현재 이들 지역의 시세는 분양가 대비 4배에 육박한다.

 

2012년 8월 보금자리주택 1호로 입주한 세곡푸르지오의 3.3㎡당 시세는 4,000만원을 넘는 수준이다. 전용 84㎡가 지난 6월 13억7,000만원(20층), 전용 59㎡는 11억2,000만원(5층, 10층)으로 실거래 신고되어 최고점을 찍었다.

 

이 아파트(전용 84㎡)의 최근 3년간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7월 8억5,000만원에서 2018년 들어 10억원을 돌파하고 2019년 잠깐 내려갔다 다시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남LH1단지e편한세상의 시세 흐름도 세곡푸르지오와 비슷하다. 2013년 6월 입주한 이 곳은 전매제한이 풀린 2016년 6월 전용 84㎡는 7억7,500만원(10층), 59㎡는 6억500만원(3층)에 거래되어 분양가 대비 3억~4억원가량 올랐다. 이후 주택시장 흐름에 따라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6월에는 전용 84㎡는 13억8,000만원(9층), 59㎡는 11억2,000만원(11층)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강남과 함께 시범지구로 지정된 서초지구의 첫 입주단지 서초힐스(2012년 12월입주)도 로또였다. 분양가는 전용 59㎡ 2억3,934만원, 74㎡ 3억2,767만원, 84㎡ 3억7,142만원(5층이상)이었으며 입주한 지 7년이 지난 현재 4배가량 올랐다.

 

가격을 살펴보면 전매제한이 풀린 2015년 12월에는 59㎡ 6억3,000만원(21층), 74㎡ 7억4,000만원(12층), 84㎡ 8억3,000만원(17층)으로 분양가 대비 4억원 정도 오른 상태였고 이후 가격이 큰 움직임이 없다가 2018년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인 6월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전용 84㎡는 14억원(21층), 59㎡는 11억7,000만원(19층)까지 거래가 되었다.

 

 

서초구 내곡지구도 보금자리주택지구 중 인기 지역이다. 구룡산과 청계산의 풍부한 녹지로 둘러 싸인 주거지로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을 이용할 수 있다.

 

2차 지구는 시범 때보다 분양가가 조금 올랐지만 그래도 현시점에서 보면 시세 대비 아주 저렴하게 분양되어 수 억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 2013년 본청약에 들어간 내곡지구 1단지 서초더샵포레(2014년 8월 입주)는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가 4억5,000만원 전후로 책정되었고 6월 13억9,000만원(6층) 실거래 신고되었다. 전용 59㎡ 지난 6월 최고 11억3,500만원(6층)으로 나타났다.

 

 

입주한 지 7년이 지나가는 강남권역의 보금자리주택은 ‘로또’였다. 주변 아파트값을 진정시키기 위해 들어섰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주변 집값에 맞춰 상승세를 보여줘 시세는 대략 분양가 보다 3~4배가량 올랐다.

 

지구 조성 당시 부족했던 생활인프라도 아파트가 하나, 둘씩 입주하면서 빠르게 갖춰지고 개발호재도 나오면서 일대 주택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동안 보금자리주택 개발 쪽으로 정치권 의견이 모아지면서 일대 호가가 올랐지만 존치로 결정이 난 지금도 호가는 내려올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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