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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서해안고속도로 수혜 지역…집값 오른 평택보단 동탄·수원 주목

2014. 01. 22   

 

제2서해안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최근 확정되면서 수혜 지역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도권 서남권 지역과 충남 내륙권의 상호 연계성이 좋아지게 돼 부동산 가격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제2서해안고속도로 평택~시흥 구간이 5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3월 개통됐다. 이 구간은 청북면 고잔리와 시흥시 월곶동을 잇는 총 길이 42.6㎞의 왕복 4~6차선으로 일평균 5만5000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같은 구간을 이용할 때보다 주행거리는 3.8㎞ 짧고, 주행시간은 평균 15분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제2서해안고속도로 추가 노선인 평택~부여 구간은 경기도 평택~충남 아산~예산~청양~부여를 잇는 총연장 86.3㎞의 왕복 4차로 노선이다. 올해 초 국회는 제2서해안고속도로 건설사업 기본설계비 50억원을 포함한 새해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그동안 예산과 노선 문제 등으로 진통을 겪어온 제2서해안고속도로 평택~부여 구간 건설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사업에는 총 3조1969억원이 투입돼 2020년께 완공될 예정이다.

 

제2서해안고속도로 개통 효과는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우선 고속도로를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 연계성 개선이다. 부여와 청양 등 충남 내륙 지역권은 서해안권에 비해 수도권 등의 접근성이 다소 불편하고 개발이 덜 된 곳이 많다. 이에 따라 서울과 호남, 영남과의 연계가 가능한 광역교통망이 확충된다는 의미가 있다. 연결된 주요 간선도로의 교통 정체 해소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주로 교통 체증이 심한 인천, 수도권 서부권 지역의 교통 분산 효과가 기대된다.

 

그렇다면 제2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의 수혜 지역은 어딜까. 지역 간의 연계성이 좋아지면 부동산 가격이 높은 수도권에서 가격이 낮은 충남 내륙권으로 부동산 투자 수요 이동이 예상된다. 특히 경기 서남부 지역에 위치한 시화공단, 반월공단과 인천 남동공단 등으로의 접근성이 향상되면 산업 물동량이 원활하게 수송되면서 지역 경제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공단의 연계 시설인 물류·창고 시설 등의 수요가 임대료나 지가가 낮은 청양군, 부여 지역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지난해 평택 아파트값 4.5% 올라

실제 제2서해안고속도로 이용 차량 가운데 대형 차량(3·4·5종)의 비율은 21.8%로 일반 고속도로 9.3%보다 2.3배 높았다. 안산 반월공단 등 노선 주변에 공장이 산재해 있어 대형 차량 이용량이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제2서해안고속도로 평택~부여 구간이 개통되면 수도권 서부권에서의 접근성은 강원 원주기업도시나 충청 충주기업도시보다 좋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강남권에서도 청양군, 부여까지의 이동 시간이 강원이나 충청권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으로의 접근성은 경쟁지보다 월등히 좋다. 수출 중심의 기업들에 수도권 서남권이 굉장히 유리하다.

 

주택 시장 관점에서는 제2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는 지역보다는 교육 여건이 좋은 인근 배후 지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내집마련 수요자들은 교통 여건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편의시설이나 교육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집을 마련하지 않는 성향이 있어서다.

 

이 중 최근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평택의 주거 수요가 관심거리다. 삼성전자는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평택 고덕산업단지 395만㎡에 차세대 반도체 생산라인을 비롯해 태양전지·의료기기 같은 신사업 생산시설을 조성한다. 이 같은 투자 규모는 삼성전자가 진행한 생산라인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가 투자를 확정한 평택 고덕산업단지의 경우 한 달 만에 인근 집값이 1000만~2000만원 오르는 등 불황 속에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경기도 아파트 매매 값이 3.3%(KB국민은행 자료) 하락한 가운데 평택시는 무려 4.46% 올랐다.

 

그렇다고 평택 주택 가격의 상승 효과가 마냥 지속될 것 같진 않다. 평택에 직장이 있다 해서 모두가 이 지역에서 집을 마련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임대를 얻거나 주변 지역으로의 출퇴근을 선택할 수도 있다. 고속도로가 지나는 임대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임대를 놓을 수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아 보인다.

 

매매 수요의 이동 경로를 살펴보면 주택 가격 상승 지역의 윤곽이 잡힌다. 서해안고속도로 남쪽보다는 북쪽 방향의 도시를 눈여겨보길 권한다. 교육 여건과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좋은 동탄신도시가 매매 수요의 상당 부분을 흡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쪽으로 더 접근하면 수원 지역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같은 이유로 청원군이나 부여 지역의 싼 주택을 매입하는 것을 권하기는 어렵다.

 

황해경제자유구역, 화옹간척지, 시화멀티테크노밸리가 실현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 투자전략도 유효해 보인다. 이들 사업은 아직은 구상 단계이지만 실현 확률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주거나 상가 등 직접 거주하거나 운영해야 하는 상품보다는 개발에 따른 보상 등을 노린 투자 쪽이 더 타당하다.

 

시화호, 제부도, 대부도 등 서해안 해양 관광지로의 접근성이 좋아지는 점도 생각해볼 만하지만 노선이 기존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중부 내륙 안쪽에 위치해 있어 관광 수요가 분리되는 느낌이 있고 서해안 관광 수요의 상당 부분이 수도권 관광객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큰 장점을 갖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을 위한 단기 임대 숙박시설 등은 위험 요인을 잘 따져봐야 한다.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지역 간의 연계성이 좋아지고 용도나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토지 등 부동산의 쓰임새가 다양해진다. 이는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수단과도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지만 주로 차량을 이용한 접근성 향상이 효과의 주를 이루기 때문에 주거 상품보다는 토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도로망으로 연결되는 지역 중 가격이 높고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의 이동이 손쉽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지 가격은 평균 수준에 비해 더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살펴봐야 할 점도 많다.

 

먼저 장기투자이므로 투자 기간과 기회비용을 따져야 한다. 도로망이 좋아지면 부동산 가격이 낮은 곳은 상향 평준화되고 가격이 높은 곳은 일부 조정을 받는다. 고속도로 개통은 4~5년 후라고 해도 부동산 가격은 개발계획 발표 이전 또는 직후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투자 수요는 실수요보다 먼저 자금이 움직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정작 뒤늦게 토지를 매입한 경우는 용도에 맞는 개발 허가가 나지 않아 몇 년씩 땅을 비워두기도 한다. 매입가를 보면 오른 것 같지만 시간비용(이자비용+기회손실)과 양도소득세 등의 세금을 고려하면 한 푼도 남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해당 지역들의 가수요가 실수요로 손바뀜이 되기까지는 도로 개통 이후에는 최소 4~5년의 시간이 걸렸다.

 

둘째, 같은 도로가 지나간다고 해도 지역마다 부동산의 수요가 다를 수 있다. 지역마다 용도에 맞는 부동산 상품을 눈여겨봐야 한다.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유형은 물류단지, 산업단지 그리고 고급전원주택지로 보인다. 관광단지 수요도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서해안고속도로와 달리 해변을 끼고 있지 않아 관광특화단지로의 연계 개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단지 후보지를 검토할 때에는 수도권 공장총량제 등의 현재 규제가 풀릴 경우 미치는 영향도 같이 따져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로망이 통과하는 지역보다는 나들목(IC)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통과하는 지역은 소음 문제 등만 발생하며 연계 도로망이 나빠 고속도로 인근의 장점을 희석시킬 수 있다.

 

아직 제2서해안고속도로 평택~부여 구간은 초기 설계 단계로 노선이 지나는 지역과 분기점 등의 위치는 확인할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나들목의 위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나들목 위치를 확인한 이후에 투자를 하거나 위험을 감안한 투자자라면 지역적인 교통흐름 등을 충분히 검토한 이후 투자하는 것이 좋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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