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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이는 상암 부동산…기업 입주 본격화하면서 분위기 호전

2015. 08. 18   12:26 김광석

 

 

‘제2의 여의도’로 불리는 서울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상암DMC 랜드마크 사업과 롯데복합쇼핑몰, 수색역세권 개발 등의 굵직한 개발 호재가 몰려 있는 데다 주요 방송사 입주가 마무리 단계라 투자자 수요가 끊이질 않는다.

상암DMC는 서울시 SH공사가 상암동 일대 56만9925㎡에 달하는 면적에 ‘디지털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클러스터’로 조성하는 사업. 서울에서 몇 안 되는 직주근접형 주거지역으로 조성되는 중이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가 서울 강남이나 도심의 배후주거단지로 개발된 것과 비교되는 개념이다. 이 지역의 가장 큰 장점은 쾌적한 주거환경이다. 신도시처럼 구획 정리가 잘돼 있고 주변에 녹지공간이 풍부하다.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암지구 아파트 가격은 2013년까지만 해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나마 지난해 기업들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상암지구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2013년 3분기 상암동의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1759만원 선. 현재 상암동 아파트 시세는 2년 전보다 8.3% 올라 평균 1904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단지는 3.3㎡당 평균 2000만원을 넘어선 상태다.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10단지’ 전용 59㎡형의 경우, 2013년 말까지만 해도 매매가가 4억1000만원 수준이었다. 잠잠하던 시세가 슬슬 오르더니 올 들어 7500만원까지 치솟았다. 2년 사이 16%가량 가격이 뛴 셈이다. ‘상암월드컵파크11단지’ 시세도 크게 상승했다. 11단지 전용 84㎡형은 2013년 말 시세가 4억8000만원 선이었지만 최근 5억65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덩달아 상암지구 아파트 전세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013년 말 상암지구 아파트의 전세 가격은 평균 3.3㎡당 1112만원 선이었으나 올 7월 말 기준 3.3㎡당 1372만원으로 23.4%나 올랐다.

상암지구 아파트 매매, 전세가가 동반 상승한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기업 입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데다 중국 자본의 DMC 랜드마크 사업 투자가 가시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4월 YTN이 이곳에 둥지를 튼 데 이어 8월에는 MBC가 상암동 신사옥에 입주했다. 이 밖에 LG CNS, CJ E&M, SBS 자회사 등 IT·미디어 기업이 자리를 잡고 올해 삼성SDS 등 대기업이 입주하면 이 일대 유동인구는 약 6만8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뿐 아니라 신규 오피스텔로도 뭉칫돈이 몰리는 중이다. 소규모 자본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자들이 오피스텔 청약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분양 일주일 안에 ‘완판’되는 사례도 속출한다.

일례로 대우건설이 지난 6월 서울 상암동에 선보인 ‘상암DMC푸르지오시티’는 799실이 하루 만에 모두 매진됐다. 분양권에 500만~2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어 있을 정도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오피스텔 미분양이 넘쳐나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새 오피스텔만 인기를 끌 뿐 기존 상암지구 오피스텔과 상가 점포 가격은 하락세라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상암동 오피스텔 시세는 2013년 3분기(1416만원) 이후 2년간 무려 17.9%가 하락해 현재 3.3㎡당 평균 1162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상가 점포 가격 역시 2012년 이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2013년(3.3㎡당 3068만원) 대비 무려 27.1% 하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암동 일대 주거 시장과 수익형 부동산 시장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는 의미다.

상암동 부동산 시장 전망은 괜찮을까. 일단 각종 호재가 부동산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따져봐야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호재는 DMC 랜드마크 빌딩 사업이다. 금융위기 여파로 2012년 6월 중단됐던 서울 마포구 상암DMC 내 랜드마크 개발사업이 3년여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100층 이상 고층 건물을 지으려고 했던 것을 50~60층대로 낮추고 주거 비율도 종전 20%에서 5~10%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 경우 사업성이 높아지고 사업 속도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혼재돼 있는 일대 아파트가 고급 주거 수요를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DMC 랜드마크 개발사업은 파급력이 큰 호재다.

두 번째 호재는 서울 여의도(22만㎡) 면적과 맞먹는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이 상암동 DMC역 일대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것이란 점이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상암·수색지역을 잇는 남북 연결도로를 만들고 경의중앙·공항철도·지하철 6호선을 통합하는 복합환승센터를 조성, 이곳을 서울 서북권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어서 교통여건 개선과 함께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복합쇼핑몰 사업도 잠잠했던 상암동 상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3년 4월 서울시로부터 이 지역 부지를 사들였다. 부지 면적만 2만644㎡(6245평)로 축구장 32배 크기다. 복합쇼핑몰 완공은 2017년 예정이다.

수도권 서북부 지역은 DMC가 들어선 마포구를 비롯해 서대문구, 은평구 등으로 120만명 인구가 거주한다. 하지만 근처에 마땅한 대형 쇼핑시설이 없어 이 지역 주민들은 신촌 현대백화점이나 영등포 타임스퀘어, 김포공항 롯데몰 등으로 원정 쇼핑을 가는 경우가 많았다. 롯데복합쇼핑몰이 완공되면 고급 상권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기존 영세 상권은 점차 쇠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상암동 일대 기존 단독·다세대 주택가는 미디어 기업 수요를 배후로 한 먹자골목 상권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상암동 투자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상암DMC 랜드마크, 수색역세권 개발, 롯데복합쇼핑몰 사업이 가시화될 경우 1층에 상가가 있는 상가 겸용 주택을 노려볼 만하다. 미디어 기업 수요를 기반으로 한 음식, 커피전문점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고 상가주택은 주거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만큼 몸값이 뛸 전망이다.

기존 상암월드컵파크 아파트 가치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상암DMC 랜드마크 부지와 인접한 상암월드컵파크2·3단지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단지는 소형 면적(전용 49·59㎡)으로만 구성돼 있는 게 장점이다. 상암지구에는 소형 면적 공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높다. 3단지는 난지천공원과 하늘공원 등 대규모 공원과 한강 조망이 가능해 매력적이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상암지구 오피스텔 투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만 최근 상암동 일대 오피스텔 분양 시장이 호황이다 보니 분양가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분양가가 높아지고 공급과잉으로 공실률이 치솟을 경우 투자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오피스텔에 투자한다면 교통이 좋고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은 단지만 골라 선별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최근 상암동에서 인기몰이를 한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닮은꼴인 곳이 많았다. 업무용이 아니라 주거 성격이 강한 오피스텔이 유리하단 얘기다.

기업 입주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로 상암동 일대 상권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다만 지나치게 비싼 분양가나 권리금은 걸림돌이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상권은 활성화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기대심리가 지나치게 앞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2011년 기준 상암동 점포 시세는 3.3㎡당 3409만원으로 한때 강남역 일대 시세(3305만원)보다 높게 형성된 바 있다.

상암DMC 청사진이 장밋빛이지만 멀지 않은 곳에 대규모 업무단지들이 잇따라 조성되는 것도 변수다.

한 예로 상암DMC의 6배 규모로 개발되는 강서구 마곡지구가 꼽힌다. 거리는 좀 떨어져 있지만 강남권에 개발되는 문정지구, 서울과 인접한 판교, 광교테크노밸리도 엄밀히 말하면 상암지구의 경쟁 상대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가 올해 말 착공할 예정이고, 정부가 경기 광명·시흥에도 제3테크노밸리 사업을 준비하는 만큼 상암지구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아는것이 돈이다

現) 리얼투데이 정보산업본부  센터장

現) 영암, 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자문위원

現) 주택과 산업단지, 계량분석 전문가로 다수 논문발표

- 재건축/재개발 단지 노후도 측정 통계시스템 개발

現) 주요 경제지 및 경제전문지 부동산칼럼리스트 활동

現) 재건축 투자자가 알고싶은 것들 외 다수 부동산전문도서 作

前) 닥터아파트 정보분석팀장 및 유니에셋 리서치센터 팀장

前) 스피드뱅크 리서치센터장